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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호주

호주의 인간 vs 조류 전쟁: ‘에뮤 전쟁(The Great Emu War)'

by KozyKoala 2026.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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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새, 인류 역사상 가장 황당한 전투 '에뮤 전쟁'의 전말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인간 vs 동물의 전쟁이라고 하면 '토끼전쟁'이 제일 잘 알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토끼전쟁 이후에 호주는 또 한번 동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에뮤 전쟁(The Great Emu War)’ 입니다.

<Gemini 생성 이미지>

1. ‘에뮤’는 대체 어떤 동물인가?

타조의 사촌뻘의 동물입니다. 에뮤는 타조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조류이고 키는 최대 1.9m에 달하며, 몸무게는 40~50kg까지 나갑니다. 두 동물 모두 날지 못하는 대형 주조류(Ratite)에 속합니다. 날지는 못하지만, 날씬하고 강력한 다리로 시속 50km의 속도로 대지를 질주합니다. 겉보기엔 그저 멍청해 보일수 있으나... 가죽이 두껍고 깃털이 촘촘해 웬만한 타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생체 장갑차’ 같은 동물입니다.

 

2. 평화롭던 호주, 왜 새들과 전쟁을 선포했을까?

사건의 발단은 1932년 호주 서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세계는 극심한 경제 대공황을 겪고 있었고, 호주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퇴역 군인들에게 서부의 황무지를 나눠주며 밀 농사를 짓게 했습니다. 참전 용사들이 땀 흘려 밀 이삭을 키워내던 그때, 예상치 못한 대재앙이 찾아옵니다.

 

마침 번식기를 맞아 이동 중이던 약 20,000마리의 에뮤 무리가 이 풍요로운 밀밭을 발견한 것입니다. 에뮤들은 울타리를 부수고 들어가 밀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고, 밭을 엉망진창으로 짓밟아 놓았습니다. 울타리가 부서지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끼들까지 밀려 들어와 농사는 그야말로 폭망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농부(퇴역 군인)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호주 국방부 장관이었던 조지 피어스는 이를 군대의 사기도 높이고, 참전 용사들도 돕고, 덤으로 사격 훈련도 할 기회로 보고 루이스 경기관총 2문과 10,000발의 탄약, 그리고 정규군을 서부 전선으로 파병합니다. 호주 왕립 포병대(Royal Australian Artillery)의 메러디스(G.P.W. Meredith) 소령이 지휘하는 부대가 루이스 경기관총(Lewis Guns) 2문과 탄약 10,000발을 들고 실제로 참전했습니다.

 

3. 총을 든 인간 vs 게릴라전의 대가 에뮤 (전쟁의 양상)

1932년 11월, 호주 군대는 드디어 에뮤 무리와 조우했습니다. 군인들은 가볍게 승리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에뮤들은 생각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① 깃털 입은 탱크, 총알을 튕겨내다?

군인들이 매복해 있다가 에뮤 무리를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에뮤들이 쉽게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촘촘한 깃털과 두꺼운 가죽, 그리고 엄청난 뼈대 덕분에 웬만한 유효타가 아니면 총을 맞고도 시속 50km로 도망쳐 버린 것입니다.

 

② 새들이 군사 전략을 쓴다고? '게릴라전의 귀재'

에뮤들은 놀랍게도 기관총의 사거리를 파악한 듯 행동했습니다. 총소리가 나면 무작위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조로 흩어져 각자 다른 방향으로 질주했습니다. 게다가 무리 중 키가 큰 녀석이 망을 보다가 인간이 접근하면 특유의 경고음을 내어 무리를 대피시키는 돋보기식 경계 태세까지 갖추었습니다.

 

③ 트럭 vs 에뮤, 속도전의 패배

군인들은 기관총을 트럭 뒤에 장착하고 달리는 에뮤를 추격하며 쏘는 '기동전'을 펼쳤으나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거친 황무지에서 트럭은 덜컹거리느라 조준 사격이 불가능했고, 에뮤는 가볍게 트럭보다 빠른 속도로 사막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결국 트럭 한 대는 에뮤 시체에 걸려 뒤집어지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4. 인간의 무조건 항복, 그리고 전쟁의 결과

약 한 달간 지속된 이 황당한 전쟁의 결과

  • 인간 측 피해: 탄약 10,000발 중 수천 발 소모, 트럭 파손, 군대의 체면 구김, 사상자 0명.
  • 에뮤 측 피해: 약 20,000마리 중 불과 수백 마리 전사.

수천 발의 총알을 쏟아붓고도 에뮤의 기세를 꺾지 못하자, 호주 의회에서는 "새 몇 마리 잡자고 막대한 세금과 총알을 낭비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호주 정부는 군대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후 호주 정부는 군대를 보내는 대신 현상금을 걸어 농부들이 스스로 해결하게 했고, 울타리를 더 튼튼하게 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5. 그런데 왜 에뮤가 호주의 국가 상징이 되었을까? 

<Gemini 생성 이미지>

 

호주의 공식 국장(Coat of Arms)을 보면 두 마리의 동물이 방패를 양옆에서 호위하고 있습니다. 바로 캥거루에뮤입니다.

호주 하면 떠오르는 귀여운 코알라도 있고, 쿼카도 있는데 왜 하필 인간에게 굴욕을 선포했던 에뮤가 국가의 상징이 되었을까요? 

  • "오직 전진만 있을 뿐, 후퇴는 없다" 캥거루와 에뮤의 공통점은 신체 구조상 '뒤로 걷지 못하는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캥거루는 거대한 꼬리와 뒷다리 때문에 뒤로 뛸 수 없고, 에뮤 역시 무조건 앞으로만 직진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미래를 향해 전진(Advance)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담아 이 두 동물을 국장에 새겨 넣었습니다.
  • 호주 대륙의 진정한 주인: 또한 에뮤는 오직 호주 대륙에만 자생하는 고유종입니다. 비록 과거에는 인간과 갈등을 빚었지만, 척박한 호주 땅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그 강인한 생명력이야말로 호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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